치즈를 넣은 신라면 한 그릇, 낯선 고양이의 코 인사, 출근길 플랫폼에 서자마자 들어온 열차, 유재석이 광고하는 종합 비타민을 보내 달라는 할머니의 전화, 직접 내린 멸치 육수를 넣고 끓여 달짝지근한 배추찜 한 그릇, 전기장판 위 발라당 누워버린 고양이의 하얀 배털, 베트남 여행에서 사 온 원두로 내린 핀 커피 한 잔, 오랜만에 걸려 온 엄마의 전화 한 통, 내가 보낸 메일에 늘 별표를 쳐 놓는다는 독자 한 명, 안방 남향 창 너머로 보이는 앞집의 주황색 지붕과 푸른 하늘, 추위를 핑계 삼아 집 밖으로 한 발짝도 나가지 않는 사치를 부린 주말, 독립 출판을 해보겠다는 마음, 올해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 결심들, 만약 새해 결심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설이라는 새로운 리셋 버튼이 있다는 안도, 야근 후 회삿돈으로 탄 비싼 할증 택시, 편의점에서 산 두바이 쫀득 찹쌀떡, 배부를 때 들이킨 제로 콜라 한 모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