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정말 어디를 가도 주식 얘기뿐이다. 과잠을 입은 대학생들도, 버스 정류장에 서 있는 아주머니도, 백반집 아저씨도. 노약자석에 앉은 할머니, 할아버지까지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말한다. 뉴스에서는 기관과 외국인이 던진 물량을 국내 개미들이 받아내고 있다며 격양된 톤의 뉴스가 연일 쏟아진다.
물론 나도 예외는 아니다. 나의 작고 소중한 주식도 10% 수익을 냈다가 어느 순간 마이너스 10%가 되더니 지금은 또 20% 플러스다. 많은 돈을 넣지도 않았으면서 숫자 하나에 일희일비한다. 역시 투자할 때 가장 중요한 건 씨드머니의 양임을 매 순간 절실히 느끼고 있다.
새삼 한국인만큼 돈 버는 데 진심이고 또 잘 쓰는 민족은 없다는 생각이 든다.
얼마 전 친구 에스를 만났다. 둘째를 낳은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아직 6개월밖에 안 된 건우를 어린이집에 보내기 시작했다고 했다. “너무 빠른 거 아니야?” 내가 묻자, 에스는 손사래 치며 말했다. “복직하려면 슬슬 보내야지.” 처음엔 한 시간씩 보내다가 점점 두 시간.. 세 시간.. 그렇게 시간을 늘려가며 적응시킨다고 했다. 아이를 시스템에 맡기고 얼른 돈을 벌러 가는 사회. 그러니 자연스레 남자가 육아휴직 쓰는 경우도 드물다. 휴가보다 돈벌이가 더 앞선다. 잘 버는 만큼 또 잘 논다. 작은 땅덩어리지만 저비용항공사가 열 곳이나 운영될 정도로 우리는 부지런히 떠난다. 오죽하면 경기도 다낭시 같은 동네도 있을까. 한국인 특유의 음주가무는 말할 것도 없다.
여하튼 벌기도 쓰기도 참 열심인 나라. 나라 전체가 앞만 보고 달리는 나라. 돈이 최우선 가치인 나라.
아래가 낭떠러지인 컨베이어 벨트에 선 기분이다. 앞만 보고 달리지 않으면 뒷사람에게 채여 끝없는 심연으로 떨어질 것만 같은 공포.
돈돈돈… 자가… 아파트… 재건축… 외제차… 명품… 디올백… 자가… 상여금… 재산… 돈돈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