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들를까 말까 고민했던 핫도그 집이 하나 있다. 퇴근길 지하철역 3번 출구로 나서면 바로 보이는 강남역 푸드 트럭 핫도그라는 가게였다. 낡은 시트지 너머로 보이는 가게 안에는 늘 손님이 없었다.
이곳을 지날 때마다 치즈 핫도그나 하나 먹어볼까 고민했다. 요즘 핫도그 집 찾기도 어려운데 게다가 수수 반죽으로 만들었다니 맛이 어떨지 궁금했다.
그러나 막상 발걸음을 옮기진 못했다. 핫도그라는 음식은 주문 받고 튀기는 과정이 있기 때문에 잠깐 동안의 뻘쭘한 시간이 있다. 내향인으로서 손님 없는 매장에 성큼 들어가서 주문을 하는 게 자주 주저됐다. 이천오백 원짜리 치즈 핫도그 하나만 주문하는 것도 왠지 맘에 걸렸다. 이런저런 것들이 맘에 걸려 선뜻 나서지 못하고 주말에 가야지, 나중에 떡볶이 먹을 때 사 가야지 각종 경우의 수를 붙이며 안 갈 이유를 보탰다.
여느 날처럼 퇴근하던 길, 핫도그 가게에 못 보던 종이 하나가 붙어있었다. 부동산 계약 종료로 이틀 뒤 영업을 종료한다는 공지였다. 아뿔싸. 영원할 거란 착각을 또 해버리다니.
난 또 한 번 실수를 저지른다. 일단 오늘은 피곤하니까 집에 가고 내일 꼭 들러서 치즈 핫도그를 먹겠노라 다짐한 것이다. 그 결심은 낡고 지친 퇴근 길에 또 너무 쉽게 잊혀졌다.
송여사에 따르면 세상에 변하지 않는 건 오직 한 가지뿐이라고 한다. 바로 모든 것은 변한다는 사실.
늘 그 자리에 있을 것 같던 핫도그 집도 다정한 연인도 사랑하고 미워하는 부모도 지겨워 죽겠는 회사 생활도 느리지만 튼튼한 두 다리도 베스트 프렌드도 언젠가는 변한다. 그들은 나와 영원을 약속한 적이 없다.
치즈 핫도그가 먹고 싶을 때 미루지 않고 치즈 핫도그를 먹는 사람이 되겠다. 가게 안에 손님이 많든 적든, 하나를 시키든 두 개를 시키든, 사장님이 말 걸까 봐 두렵든 말든, 작은 것에 연연하지 않고 문을 박차고 들어가는 그런 사람.